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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이틀의 연가, 주말을 합쳐 4일의 휴가가 시작됩니다. 친구들과 제주도에 가기로 했어요. 즐겁고 충만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휴가의 백미는 휴가가 시작되기 전날 밤 아닐까요.
오늘은 퇴근도 좀 늦었고, 팀장님이 좀 얄밉기도, 답답하기도 한... 참 긴 하루였답니다. 잡에 오자마자 맥주 두 캔을 까고, 팬트리를 뒤져 백년 전에 선물 받은 술까지 개봉해 베란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역시 술이 명약. 좁아터진 베란다가 이렇게 아기자기해 보일수가, 창을 타고 들어오는 공기가 이렇게 시원할 수가, 그 너머 비 그친 풍경이 이렇게 상쾌해 보일 수가 없습니다. 배경으로 깔아둔 음악도 이리 좋을 수가 없구요.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이라도 다,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 밤입니다.
안달복달하며 살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렇게 시원하고, 이렇게 충만한데.
오늘 밤은 술이 스승입니다.
음악이 명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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