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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것들/Grey's Anatomy

굿바이 데릭

걷자웃자 2015. 5. 4. 16:14

노희경이었던 거 같다.

섹스앤더시티에서도 끝내는 캐리와 빅이 이어지고,

그레이아나토미에서도 끝내는 멜-델이 이어지는 걸 보며

아무리 쿨하고 캐주얼한 미국인들의 연애놀음에서도 

결국 지고지순의 사랑에 대한 판타지는 한국이건 어디건 마찬가지라 했던가.


그런데 어제(내가 어제 11시즌 22화를 보았으므로)

데릭이 죽었다.

많이 울었다.


대형사고가 터지고 누군가 죽지 않으면 당췌 시즌 피날레가 안되는 그레이 아나토미의 고질병이라는 거

나도 안다.

한 드라마를 10년이 넘게 찍어온 배우의 피로도 오죽했으랴,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패트릭 뎀시는 얼마 전 이혼도 하고... 요새는 카레이싱에 꽂혀 바쁘시다니, 뭐 할 말 없다.

다 안단 말이다.


하지만 그걸 아는 것과,

친구, 그것도 10년이 넘게 알고, 매주 보고, 좋아했던 친구를 속절없이 잃은 것 같은 이 심정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누굴 원망할 수도 없고,

덕후라고 놀림 받을 게 뻔하고,

게다가 주변에서 자그마치 11시즌 내내 그레이 아나토미를 보고 있는 사람 찾기는 더더욱 어려워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 그냥 여기에 이렇게 투정이라도 부리지 않고선...


슬프고

그립다.


이런 내 감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거다.


이번 주는 지나간 멜-델의 에피들을 훑으며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랑을 잃은 나를 위로할 예정.


굿바이 데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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