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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가출 후 근황

걷자웃자 2005. 8. 31. 23:53

집을 나오니,
해야할 일도 많고 돈들어 갈 데도 많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일단,
1. 그 날의 도시락 통을 설거지통에 담가놓고,
2. 아침에 도시락 싸고 남은 밥이 있으면 잘 담아 냉장고에 넣어놓고,
3. 설겆이를 하고,
4. 쌀을 씻어 앉혀놓고,
5. 담날 싸가지고 갈 반찬을 만들거나, 남은 반찬이 있으면 잘 모아 반찬통에 담아놓고,
6. 빨래거리라도 쌓여 있으면 세탁기를 돌리고,
7. 다 마른 빨래는 걷어 개어놓고,
8. 가끔은(!) 청소도 해야하고,
9. 배고프면 직접 요리도 해야하고,
10. 가끔은 장보러 가까운 마트에도 들려야 하고,
11. 아직 자취 인프라 구축 중이라 필요한게 생기면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동네를 헤메이기도 한다.

샤워까지 마치고 나면 딱,
침대에 쓰러지는 것 외에는 손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된다.
집 나오고 나서 신문쪼가리 외에는 소설책 한장조차 넘기지 못했으니,
괜히 집나오고 나서 돈쓰고 바보 되는거 아닌가 싶다.

뭐, 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리라 생각한다.
조금씩 살림에도 익숙해지고, 시간내어 책도 읽고,
먼 얘기지만, 인테리어(!)도 하고 말이다.


어제부터는 하루에 영어 아티클 하나 읽기 운동을 시작했다.

내 생활의 A to Z를 내가 온전히 책임져야 하니,
이제서야 뭔가 조금씩 만들어 간다는 느낌에,
괜시리 기분이 뿌듯~하더라.

 

하지만, 오늘 오후, 밥 먹고 나니 또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피곤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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