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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마더

걷자웃자 2009. 4. 28. 01:54

"혼자 살면 무슨 재미냐?"(공격)
"난 뭐 혼자 살아도 재미만 있더만. 요샌 옛날 같지 않아서 재밌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방어)
"그래도 자식 새끼 낳아서 키우는게 재미지..."(설득)
"엄만 나 낳아서 재밌었수?"(반신반의)
"그럼... 너랑 니 누나 키우는 재미에 살았지."(갑자기 회고)
"피....이..."(무너짐)

늘, 언제나, 어떤 얘기로 시작하건, 요새 엄마와의 대화는 나으 결혼얘기로 결론을 맺곤 한다.
'선'이라든가, '결혼'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난 오토 철벽방어 모드로 돌입하고,
엄마가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있는 힘을 다해 그 얘길 퉁겨 내느라, 엄마와 나의 대화는
항상 피비린내 나는 전장터와도 같이 종결되었다. (뭐, 딱히 요새만 그랬던 건 아니지만)

그런데, 오늘 엄마의 말은 참 씹어볼 수록 가슴에 와 박힌다.
내가 울 엄마 인생의 가장 큰 재미였다니.
.......

이런 당황스러울데가.
날 설득하기 위한 거짓말이 섞일 수밖에 없었음을 십분 인정한대도,
여전히.... 뭐랄까....
........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서 최고의 재미였다니...
........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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