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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술.

걷자웃자 2005. 12. 2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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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육신과 영혼을 잠식하는 최대의 주적.

 

아무 약속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었던 지난 주말,

하루 종일 집에서 빨래를 하고, 음식을 만들고, 수영장에 다녀오고,

일을 하는 동안,

내내 종로 포장마차에서의 한 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외로운거야?'

 

뭐, 그럴법도 하다. 난 혼자고, 게다가 연말이니까.

 

그러나, 아니었던 것 같다.

간만의 여유시간을 술없이 보내는 방법을 너무나 오래 잊고 있었을 뿐이었다.

술이 주는 인식의 왜곡, 망각, 통증의 마비 없이

맑고 투명한 정신으로 나를 돌이켜 보는 법을 오래 잊고 있었을 뿐이다.

 

내 영혼이 생명력으로 가득찼었던 때,

그 때는 바로 내가 술을 마시지 않았던 때였다.

 

!!

 

 

Practice.

이것 없이도 주말은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생각해보라. 니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꼭 이것이 필요할 정도로 널 긴장시키는 사람들이 아니다.

니가 앞으로 몇 년간이나 이것을 지금처럼 마셔댈 수 있을 거라 보는가?

이것이 담겨진 잔에 대한 강박을 버려라. 그냥 두어도 괜찮은 것들이 세상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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