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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대사들, 그닥 공감되지 않는 상황설정, 뻔한 전개를 따라가면서도 무언가 다른 게 있는 척 하려고 무진 애쓰던 분위기... '두번째 사랑'은, 그런 영화였다.
지지난 주에 '황진이'를 보고, '대체 감독과 투자자들은 저런 대본을 선택해서 뭘 어쩌자는 거였을까? 아니, 보면 몰라? 재미없는 줄.' 툴툴대며 극장을 나왔었다. 그러나, 이후, 나 역시도 어처구니 없는 대본을 하나 쓰고, 어제는 '두번째 사랑'을 보고 극장을 나서는데 문득, 아, 하는 깨달음이 번뜩. 쓰는 사람이건, 만드는 사람이건, 연기하는 사람이건, 거기에 내가 개입되기 시작하면, 내 욕심과 주관이 개입되기 시작하면, 명료한 판단을 내리기가 참으로 어려워진다는 것. 내가 살리고 싶은 작은 부분에 대한 집착과 선입견이 전체 숲을 보는 데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
딜레마는, 아무리 작고 하잘 것 없더라도, 그 집착없이 시작되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집착이 있어야 작품은 시작되지만, 그 집착 때문에, 작품은 시궁창에 처박히게 될 수 있다는 것. 참으로 고약한 노릇이다. --;;
작품을 만든다는 것-
누구도 끌 수 없는 뜨거운 열정으로 시작하지만,
필요한 때엔 누구보다 냉철한 사고로 멀찌감치 물러나 볼 수 있는 전천후가 되어야 한다는 것.
+
미야자키 하야오는 젊은 시절 어린이 명작동화류의 만화를 100편 이상 그리고 대가가 됐다고 한다. 그 정도 되면, 굳이 애써 들어붙었다, 물러났다 하려하지 않아도, 나뭇잎과 숲 사이를 신의 눈처럼 왔다갔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
공동창작의 미덕에 대해 생각해보다. 모든 방식에는 다 넘어야할 산이 있지만, 훨씬 안전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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