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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나?
라는 질문이 떠오를 때 내가 보여왔던 사고패턴은 대략 아래의 세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정말 왜 사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거다.
뭐 정확히 말하면 왜 사는지를 생각한다기 보단, 어떻게 살아야, 무엇을 하며 살아야할지 등등을 생각하는 것에 가깝지만, 암튼, 정말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런저런 선택가능한 옵션들을 잔뜩 늘어놓고, 특정 옵션을 선택했을 때의 장단점과 비교우위에 대해 골똘히 생각에 빠져보는 것이다.
이 방법은 내 내면의 물음에 가장 충실한 사고방식이긴 하지만, 폐혜가 너무 크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이고, 가지지 못한 것이 가장 매혹적인 법, 자칫하면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방식에 대한 회의만을 증폭시키기 일수이기 때문이다. 그간 수차례 회사를 옮기고, 학교에 들어갔다 나오는 등의 미친짓을 일삼았던 것도 대부분 이러한 고민 후에 온 후유증 중의 하나였다.
두번째는, 그냥 넘기는 것이다.
그냥, 이런 생각은 누구나, 서울에 사는 누구나, 한국에 사는 누구나,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누구나, 전 세계의 누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생각이다, 라고 생각하고 나면,
아, 다들 이러고 사는데 나만 유난 떨거 없잖아? 하는 생각이 들고 마는거다.
가장 감정의 동요를 단 시간 내에 없앨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인생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극히 보수적인 땜방이라 할 수 있겠다.
세번째는, 내가 왜 '왜 사나?'라는 질문을 하게 됐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사실 이 세번째 사고방식이 문제해결을 위해 가장 적절한 것이라 여겨진다.
그 이유는,
대부분 '왜 사나?'류의 맥빠지는 물음이 떠오르게 되는 계기는,
정말 내가 왜 살고 있는지 그 이유가 너무 궁금하다거나,
인간 존재 양식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의 끝에 다다랐다거나 하는 거창한게 아니라,
상사한테 꾸중을 들었다거나, 개발자랑 한 판 싸웠다거나, 집에 무슨 일이 생겼다거나, 내가 맘에 드는 걔가 날 맘에 들어하지 않는다거나, 뭔가가 뜻대로 안됐다거나 하는,
사실 따지고 보면 '왜 사나?'라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해결할 성질이 아닌 미시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별거 아닌 일에 걸려 잠시 흔들리는 건데, 마치 내 앞에는 뭔가 넘지못할 장벽이 있으니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식으로 오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거다.
......
오늘의 결론;
너무 아무생각없이 그냥 넘기지도, 쓸 데 없이 거창해지지도 말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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