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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째날(2003.07.22.화)
(21일, 22일에는 별로 옮겨 놓을만한게 없어요. -.-;; 22일에는 일찍 방을 잡고 뒹굴면서 빗소리를 들으며, 한 친구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일기를 썼는데, 이 중 일부만 남겨 놓고 넘어갑니다. ^^;;)
내일 설악산을 넘어 동해로 가려고 오색약수 동네에 들어왔는데, 모레까지 비가 계속 온다는구나. 방을 잡고, 밤에 오기로 한 기종과 수미누나를 기다리려고 누웠는데, 밖에는 비가 지겹게도 온다. 내일, 모레 일정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심난하기도 한데, 비오는 소리, 계곡에 빗물 넘쳐나는 소리가 또 그리 듣기 싫지 않게 시원하다. 포근한 이불 속에 들어가 비오는 소리 듣고 있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구나.
이렇게 아무 일 없이 대낮에 엎드려 빗소리 듣는 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어딘지도 모르고 내 의지와도 별 상관없이 맹렬히 흘러만 가던 일상에 쉼표하나 콱 찍어주려고 한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여행을 떠나왔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은 저기까지 바삐바삐 움직이다 보니 쉼표고 뭐고 고단만 쌓이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하릴없이 누워있자니 오늘에서야 그 놈의 쉼표가 조금은 선명해 지는 것 같다. 이런 날도 있어야지. 안그래? 덕분에 이번 주말까지로 예정되어 있던 여행이 하루 이틀 더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ㅋㅋ
... 중략 ...
너한테 이러쿵 저러쿵 썰을 풀다보니 나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이 정리가 되는 것도 같고, 한결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글을 쓴다는 건 참 놀라운 일이지?
암튼, 더위에 넌 서울서 뛰어다니느라 고생이 많겠구나.
너도 나도 좀 편해지면, 그리고 통일되면 땅끝에서 백두산까지 국토종단 함 해보자꾸나. 사실 내 도보여행이 벌써 끝난다는 게 좀 아쉽기도하고, 통일전망대가 끝이라는게 좀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모두 다 고만고만한 산과 들을 가지고 있어서 좀 지겹다가 강원도 오니까 역시 우리 국토가 참 형형색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참인데 벌써 끝내려니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더라구.
이북의 산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나중에 꼭 가보자.
건강하고.

[오색 민박집에서 기종, 수미누나와 함께]
22일 막차를 타고 도착한 그들. 담날에도, 그 담날에도 비가 계속 온다는 일기 예보에
에라 먹어나 보자 하구 소주 두병과 삼겹살 2근쯤을 와구와구 헤치우고 난 다음 찍은 사진
셔터 누르고 10초 있다가 사진이 찍히는 놀라운 기술을 이용해 찍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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