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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번째날(2003.07.08.화)

(월악산 지날 때의 일기는 개인적인 얘기가 너무 많아 생략...)


- 충북 청풍면 물태리에 왔다. 한비야씨가 좋다던 597번 지방도는 82번 국도로 바뀐 모양이다. 82번 국도를 따라 여기까지 왔다. 고개가 무쟈게 많은 도로였다. 고개가 많은만큼 경치도 참 좋았지만 오른쪽 다리가 삐걱거려서 힘들게 넘어왔다. 내일 비 많이 온다는데 하루 쉬라는 하늘의 뜻인가보다. 따져보니 오늘이 딱 보름째인데 하루도 안 쉬고 강행군을 했다. 삐걱거릴 때도 됐다. 정말 큰 일 생기기 전에 내일은 꼭 쉬어야겠다.
암튼 꼭 보름을 쉼없이 걸어온 재민아, 고생많았다. 자랑스러워.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충주호로 흘러들어가는 물길]


- 월악산 나루터 근처에서 민박하고 36번 국도를 따라 걷고 있는데 나들이 나온 가족을 만나 단팥빵을 하나 얻어 먹었다. 걷던 중 길건너에서 불렀는데도 그냥 사양하지 않고 길까지 건너서 빵을 먹었다. 사실 머... 식사한지 그리 오래지 않아 배는 안 고팠지만, 사람과 수다를 떨고 싶었었다. -.-;; 얘기하다 보니 아주머니 아들이 나랑 동갑이었다. 그 친구는 옛날에 실제로 '무전여행'을 했던 모양이다. 어머니 친구 분들 집주소를 적어가 잠도 자고 용돈도 받으며 때로는 3,000원짜리 독서실에서도 자며 강행군을 했던 모양이다. 한 번은 깡패들도 만나 봉변을 당할뻔도 한 걸 옥수수 좌판 아주머니에게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겼단다. 얘기를 들으며, '나보다 더 미친놈이군' 했다. 무전여행이라니.... ^^;;
우리나라엔 참 건강한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뿐은 아니겠지만... 이 젊은이들의 건강함이 올바른 지도와 환경을 만나 좋은 일에 쓰여질 수 있다면 참 큰 힘이 되겠구나 생각했다.


나이 서른이라고 대답하니 아저씨께서 하신 말씀이 멋졌다.
"하나 두려울 게 없는 나이구먼."

그래. 난 뭐하나 두려울게 없는 나이인 거였다. 누가 서른이 되면 조금씩 떠나오고 잊혀진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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