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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문경새재를 넘다

걷자웃자 2003. 7. 7. 21:36

열네번째날(2003.07.07.월)


- 어제, 충과 영진씨가 왔다 갔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티티 3년 다니면서, 웹도 알게되고 돈도 받고 그랬지만, 이 사람들도 참 소중한 재산인 것 같다. 같이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 오늘은 문경새재를 같이 넘었다.
이렇게 가는 길, 함께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참 힘나고 고마운 일이다. 지금은 내일 출근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 버렸고, 그로 인해 혼자 남겨진 것 같아 맘 한구석이 좀 허전하긴 하지만, 이렇게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 내곁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이런 사실을 기억할 때 함께 생각해야 할 것. 나도 누군가의 길에 함께 해주는 사람일 것.
길을 가며,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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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입구에서 충과 함께]
정말, 까맣다.


- 문경새재... 비가 와서 비옷 입고 다니느라 좀 찝찝해서 그랬지 참 좋았다. 숲도 우거지고, 길을 따라 흐르는 계곡도 너무 시원하고,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걷는 흙길도 좋고, 시설들도 참 좋았다. 나중에 날씨 맑을 때 다시 걸으러 와도 참 좋을 것 같다. 상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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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에서]
문경새재 도립공원 안에는 태조왕건 촬영장이 있다. 잠깐 들렀었는데,
실제로 가서 그 초라함을 확인하는 것보다, 그냥 TV에서 보고 재밌어 하는게 훨씬 낫다.
입구에서 충과 한장. 뒤에 보이는 그림은 KBS에서 홍보차 붙여놓은 무인시대 현수막.
엇... 근데, 자세히 보니, 다모에 왕의 호위무사로 나오는 흥복이가 고려 무인시대에도 있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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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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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됴심]


고개를 오르는 길에는 일제가 송진을 수집하기 위해 'V'자로 파놓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줄을 잇고,
구한말 산불방지를 위해 '산불됴심'이라 새겨 놓은 비석도 보인다. 최초의 한글비라나 뭐라나...


- 설사병이 났다. 엊그제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에 가느라 귀찮아 죽겠다. 이것 때문에 저녁을 굶었더니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다. 게다가 방금 민박집 아저씨가 아래층의 고기와, 술을 차려놓고 부르셨는데 못갔다. 먹고 싶은 것 걱정없이 먹을 수 있는게 얼마나 복인지 모르겠다. 장기여행 중엔 물갈이하기가 십상이라는 걸 왜 몰랐을꼬. 먹을 것, 마실 것, 배고프고 목마르다고 닥치는대로 입으로 넣지 말아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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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넘어 내려와서 셋이 함께]
술 한 잔 하신 아저씨께 부탁드렸더니 이렇게 사진이 희미하게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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