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여행/국내

무주~영동

걷자웃자 2003. 7. 1. 21:27

여덟째날(2003.07.01.화)


무주에서 영동까지 26km.... 이제 다리근육은 단련이 됐는지 초반처럼 아프지 않다. 근데 아침에 떠날 때 우려했던 오른쪽 발가락 물집 상처가 더 심해졌다. 약국에 갔더니 내일 병원 가보란다. 마이싱 하나도 병원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잠시 짜증이 났다. 아니지, 우리 나라 사람들의 약 내성이 심해진게 지나친 항생제의 오남용 때문이라지. 국민 건강을 위한 의약분업에 기꺼이 참여해야쥐. 그럼. ^^;;


압치재를 넘어 충북으로 접어들었다. 포도밭이 많다. 자두밭고 꽤 있고(익은 자두가 너무 탐나 하나 따먹기도 했다. 자두밭 주인 아저쒸, 애교로 용서해주실거죠? 미안해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충북 영동의 포도밭]


- 신기한 것. 출발할 때 여기저기 아파서 막 고민하다가도 한 한시간 걷고나면 몸이 걷는데 적응을 한다. 가끔식 여기저기 쿡쿡 쑤시긴 해도 아픈 것을 잊고 노래까지 흥얼거리게 된다. 화장실 가는 것도 그렇다. 사람도 없고 인가도 없는 첩첩산중에서 뒤가 마려울 때, '어, 여기서 이러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고 참아보면, 참아진다. 근데, 휴게소나 민가가 눈에 들어온다든지 하면 여지없이 잊어버리고 있던 것이.... ^^;;
사람 몸을 보면 '마음을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마음 먹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제대로 마음 먹으면 못할게 그리 많을 것 같지 않다. 자신감을 갖자구.


- 등산화를 샀다. 집에서 끌고 나온 운동화 밑창을 만져보니 다 닳아서 겨우 0.1mm 정도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이런 걸 신고 다녔으니 발다리가 그렇게 아프다고 시위를 했지. 쩝. 암튼 시작부터 약 일주일간 내 도보여행을 지켜주고 이제는 영동의 한 여관 쓰레기통에 박힌 신세가 된 내 운동화에 조의를 표한다.
등산화는 택시 매출이 떨어지는 것과 함께 불황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라고 한다. 등산화 매출은 반대로 올라간단다. 지난 97년 IMF 환란 이후 버글대던 관악산 입구를 생각해보니 맞는 말인듯도 하다. 경제도 어려운 때 해외로 나가 외화낭비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 몫 하는 것 같아 뿌듯하지만, 불황지표를 심화시키는데 또 일조한 것은 아닌지... ^^;; 암튼 새 등산화를 보니 기분은 무지 좋다. 이거 신고 통일전망대까지다. 잘 부탁해! 새 신발~

'여행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동, 상주를 거쳐 연봉리까지  (0) 2003.07.04
영동~황간. 그리고 대구  (0) 2003.07.02
안천면~무주  (0) 2003.06.30
진안~안천면  (0) 2003.06.29
임실~진안  (0) 2003.06.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