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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이케아 스마트조명 6개월 사용기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글 쓸 때 찾아봤더니 샤오미 스마트전구가 6개월 사이 꽤 매력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한 걸 알아냈습니다.

  • 밝기가 800루멘입니다. 이케아 총천연색 전구가 600루멘인 것에 비하면 꽤 밝을 것 같습니다.
  • 이케아 총천연색 전구가 29,900원인데, 샤오미는 2만6천원 정도(국내 정발 기준) 하네요. 가격도 착합니다.
  • 이게 제일 큰 장점인듯 한데, 별도의 허브나 브릿지가 필요없이 전구만 조명 소켓에 꼽으면 애플의 홈킷이나 이라이트에서 제공하는 앱과 연동됩니다. (이케아나 필립스 모두 스마트조명을 제대로 제어하려면 별도의 허브를 구입해야 합니다)

위의 장점들은 모두 알고 있었는데... 정작 사야겠다! 마음을 먹게 한 건 아래의 기사였습니다.

 

[사이언스카페] "붉은빛 눈에 비추면 시력 좋아진다"

노안(老眼)은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흔 살만 넘으면 누구나 시력이 떨어진다. 이 노화 과정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가전제품의 ..

news.chosun.com

빨간 조명을 하루에 3분만 보고 있으면 시력이 좋아진다나요.

그리고, 위 기사를 찾다보니... 더더욱 흥미로운 정보가 있습니다.

빨간 조명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피부건강도 개선되고, 여드름, 흉터완화, 머리카락 성장, 통증 및 염증 완화, 심지어는 뼈 재생에도 도움이 된다니, 이 어찌 안 살 수가 있단 말입니까.

인터파크에서 28,820원(배송비 포함)에 샀습니다. 이틀 걸려 받고, 지난 주말 설치해 봤습니다.

샤오미 이라이트 3세대 스마트 전구. 붉은 색 이빠이 모드.

제가 아직 블로거로서의 삶을 가슴깊이 받아들이지 못해 개봉기고 뭐고 박스는 벌써 재활용 분리수거 해버렸고, 설치 샷도 못 찍었습니다. 대신 지금 쓰고 있는 광경이나 잘 찍어서 상세한 설명을 곁들일테니 양해해주시길.

설치

말씀드렸듯이, 설치는 간단합니다. 그냥 조명 소켓에 전구를 돌려 끼우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구입과정에서 좀 유의하셔야 할 게, 규격입니다. 우리나라는 보통 E26 규격을 쓰는데, 해외직구로 구입하게 되면 E27 전구가 오기도 한답니다. 우리나라 조명 소켓과 살짝 안맞을 수가 있으니 이는 구입 전 꼭 확인해 보시길.

이후 조금 신경써야 할 건, 홈킷 등 IOT 시스템과 전구를 연결하는 일입니다. 제가 아이폰을 쓰고 있는 관계로, 애플의 홈킷을 기준으로 설명 드리자면...

  • 먼저 핸드폰에 yeelight앱을 깝니다.
    필수는 아닙니다. 그냥 아이폰 기본앱인 '홈'앱 만으로도 충분히 제어 가능합니다.
    다만, '플로우라이트'(가만둬도 색깔이 주기적으로 바뀜)랄지, '뮤직리듬'(음악에 맞춰서 조명 색이나 밝기가 바뀜)이랄지 하는 부가기능을 쓰고 싶다면 필요합니다.
    필요없으면 다음에 있는 애플 '홈' 앱으로 건너 뛰시면 됩니다.
  • 전구를 조명 소켓에 끼우고 스위치를 올린다음, yeelight 앱에서 '기기' 탭으로 들어가 오른쪽 상단의 '+' 버튼을 눌러 전구를 앱에 추가합니다.

 

  • 이제 애플 '홈' 앱에 전구를 추가해야 할 차례입니다.
    먼저 홈앱을 열고 역시 화면 오른쪽 위, '+' 버튼을 누르고 아래 뜨는 메뉴 중 '액세서리 추가'를 누릅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이 바코드를 스캔할 수 있는 카메라 화면이 뜹니다.

  • 이 홈킷 바코드는 전구 표면, 혹은 전구와 함께 오는 설명서에 인쇄되어 있으니, 그걸 찾아 핸드폰의 카메라를 들이대면 됩니다. 위의 yeelight 앱처럼 껐다켰다 초기화를 시킨다는 둥, 와이파이 비번을 넣으라는 둥, 그런 거 안해도 됩니다. 그냥 바코드만 읽혀주면 알아서 착착. 역시 애플이야! 이건 아마 네이티브 앱의 장점이겠죠?

저 빨간 동그라미 안에 있는 게 홈킷 코드. 홈앱 액세서리 추가 화면에서 카메라로 여길 비추면 전구가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사용법

위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샤오미 전구는 두 가지 앱으로 모두 컨트롤 가능합니다. 애플 '홈' 앱과 샤오미 'yeelight' 앱.

애플 '홈' 앱은 사용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아 생략하고, 여기서는 기능이 좀 더 많은 'yeelight' 앱을 기준으로 설명하렵니다. 앱 화면 '기기' 탭으로 들어가면 위에서 추가한 전구가 보입니다. 그걸 탭하면...

위와 같이 '추천', '화이트', '컬러', '플로우라이트' 이렇게 4가지 탭메뉴가 보이는데,

  • '추천'은 말그대로, 아침, 밤, 생일파티, 데이트, 영화관람 등 적합한 조명을 추천해 주는 기능입니다.
  • '화이트'는 너무 짙은 컬러조명 말고 흰색에 가까운 밝은 조명을 사용하고 싶을 때 쓸 수 있습니다. 따뜻한 계열과 차가운 계열이 있습니다.
  • '컬러'는 말그대로 이 전구가 낼 수 있는 모든 컬러를 망라해 고를 수 있는 곳입니다.
  • '플로우라이트'는 몇초 단위로 전구의 색을 자동으로 바뀌게 해줍니다. 몇 초만에 색을 바꿀지, 밝기는 어떻게 할지, 모두 조정 가능합니다. 이 기능 켜놓고 술마시면 술 한 잔을 마셔도 열 잔을 마신 것 같은, 아니 술과 함께 약이라도 빤 것 같은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 더 고급기능은 화면 하단 '△' 버튼에 숨어있습니다.

  • 제가 제일 좋아하...ㄹ것 같았던 '뮤직리듬' 기능은 음악에 맞춰 조명이 춤을 추는(!) 기능입니다. 실제로 음악에 맞춰 색깔과 밝기가 달라지긴 하는데........... 암튼 그런 기능입니다.
  • '컬러피커'는 사진을 불러와서 사진 안의 원하는 곳을 찍으면 그 지점과 제일 유사한 빛을 만들어주는 기능입니다.
  • '지연소등'과 '예약임무'(번역을 너무 발로한 건 아닌지...)는 조명을 몇 시간 있다가 자동으로 꺼지게 하거나, 자동으로 켜지게 하는 기능입니다. 잘 때 좋겠죠?

사용후기

글쎄요. 한마디로 하자면, 만족도가 그리 높진 않습니다.

  • 설치과정이 좀 더 간편했으면 합니다. yeelight 앱에 전구 추가할 때, 2초 간격으로 몇번이고 조명을 껐다켰다해서 초기화를 시키는 과정이 제일 납득하기 어려웠고, 이마저 실패할 때가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러면 또 처음부터 껐다가... 켰다가....... --;;
  • 이 설치과정의 번거로움이 허브를 안사도 되는 상품이기 때문이라면... 뭐 어쩔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허브를 안사도 되면 돈도 절약되거니와, 집안에 치렁치렁 선을 길게 늘어뜨린 장비하나가 사라지는 거니까요.
    그래도 뭔가 좀 더 간편하게 개선도 가능은 할 것 같습니다만.... ^^;;
  • 800루멘이라고 해서 샀는데, 화이트 상태에서도 조명이 좀 어둡습니다. 기존에 쓰던 이케아 1000루멘 조명... 보다야 물론 어두운게 당연합니다만, 차이가 너무 나는 것 같아요. 나중에 이케아 600루멘 조명과 비교를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800루멘 정도면 테이블 위에 달아놓은 펜던트 조명에 껴도 충분하겠다 싶어 주문했는데, 어두워서 안되겠더군요. 그냥 거실 구석에 스탠드용으로... 분위기 낼 때나, 눈에 좋은 빨간 조명 볼 때 ㅋ 쓰고 있습니다.
    하나로는 좀 부족하고, 2개는 되야 방하나 정도 채울 빛이 나올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애플 '홈' 앱으로 조절할 때와 'yeelight' 앱으로 조절할 때, 밝기가 차이가 납니다. 특히 화이트 계열의 조명을 쓸 때 확연합니다. 물론 자기 회사 앱으로 조절하는게 제일 최적화 되어 있는 게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음... 암튼 좀 불성실하게 느껴진달까요.
  • 반응이 느립니다. 홈앱을 켜면 다른 전구들은 멀쩡한데, 이 샤오미 전구만 혼자 '업데이트 중'이라며 컨트롤이 안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게 제일 답답하네요. 허브 없이 전구 혼자 일하려니 느린가요. 차라리 허브를 사라고 하지 그러니.

이렇게 업데이트 중이라며, 한 3초 기다려야 컨트롤이 가능해집니다.

  • 컬러는 쨍하니 예뻐요. 빨간색은 진짜 빨갛고, 파란색은 진짜 파랗습니다. ㅋ 플로우라이트 기능 써서 컬러 막 돌아가게 하면 약간 아찔할 정도?
  • 그런데, 상품설명에서 1600만가지 컬러라고 되어 있던데... 대부분은 그냥 몇가지 색깔이 강도에 따라 조합되서 나오는 색인 것 같고, 이 전구가 낼 수 있는 본연의 색이랄까요. 그건 몇 가지 안되는 것 같아요. 파랑, 빨강, 보라, 초록, 노랑 5가지 정도? 이건 내부 작동원리는 전혀 모르고 그냥 보는 느낌일 뿐이긴 합니다만, 이 5가지 색을 낼 때 가장 쨍 하다는 느낌이고, 나머지 그 중간 어딘가에 걸친 색들은 이 색들이 섞여서 나는 색인 것 같아요.
    어쨌거나, 쨍합니다. 집에서 술집 분위기 내기 딱 좋아요. 
  • 기대했던 '뮤직리듬' 기능은 특히 실망이었어요. 뭐랄까요. 이놈이 그렇게 리듬에 민감하지가 않습니다. 클럽에서처럼 음악이 꽝꽝 울려대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그냥 통상 집에서 트는 음악 정도로는 효과가 그렇게 드라마틱하지가 않아요. 그냥 깜박이고 있구나... 하는 정도?? 
    비트에 따라 쿵쾅대며 너울거리는 조명의 물결..............을 기대했다가는 아마 좀 실망하실 듯. 
Glee Cast의 We are the Champions에 맞춘 '뮤직리듬'. 그나마 이게 찾아낸 노래 중에는 제일 반응을 잘하는 곡이었어요.

 

이번엔 Coldplay의 Something Just Like This에 맞춰서. 이것도 그나마 반응이 좀 괜찮은 곡이었는데, 중간중간 조용한 부분에는 조명이 디테일하게 움직여주질 않아요. 그만큼 민감도가 높진 않은 듯. 비트가 좀 세고 볼륨도 높여놔야 반응이 좀 옵니다. 클래식이나 발라드는 그냥 거의 멈춰있다고 보는 게 맞을 듯.

 

  • 그리고, '뮤직리듬' 기능과 애플의 에어플레이 기능이 충돌합니다.
    저희 집에 에어플레이 장비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홈팟, 하나는 애플TV 3세대. 음악을 에어플레이 통해 홈팟으로 틀을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애플TV로 틀을 때는 뮤직리듬이 강제로 에어플레이를 종료시키고 아이폰 스피커로 음악이 나옵니다. 이건 버그같아요. 샤오미에서 해결해 줘야 할 것 같은데... 이 블로그에 샤오미 담당자가 들어와 볼 일은 없겠죠? ^^;;

 

결론은... 비추입니다. 느리고, 어두워요. 작동도 그리 원활하지 않구요. 그냥 싼맛에 체험이나 해보자, 하는 거면 모를까. 생활소품으로 자리잡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여겨집니다.

텍스트는 적고 멀티미디어가 많은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음.... 아직도 뭔가 말이 좀 많은 것 같네요. ㅋ

............

다음엔 조금 더 나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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