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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저희 집 냉장고 문을 열면 물방울이 줄줄 흐릅니다. AS 센터에 전화를 해보니 컴프레셔 고장일 거라나... 수리비가 출장비 포함 최소 9만원에서 최대 무한대(!)까지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와서 봐야 정확한 건 알 수 있답니다.

이 참에 냉장고를 바꿀까? 이 냉장고 쓴지가 한 10년 됐나?.... 하고 지난 사진을 찾아봤더니 무려 2006년 사진에도 이 냉장고가 등장하는 걸로 봐서 최소 14년은 일해온 고마운 냉장고였습니다. 그동안 이사도 많이 다녔는데, 그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 하나 먹이겠다고.... 흙.

14년을 넘게 나를 먹여살려 주었던 냉장고(사진 오른쪽 양문형 냉장고)

그래서, 결심합니다. 바꾸자.

그간 냉장고에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만,

1. 냉장실에 채소를 좀 오래 넣어두면 얼어붙는 것
2. 본가에서 받아온 김치가 몇일만 지나면 맛이 없어지는 것

이 두가지는 좀 불편했습니다.

1번 채소 어는 문제는 채소를 냉장실 윗쪽 말고 아래쪽으로 보관하니 해결되었고,
2번 문제는... 온도도 그렇고... 문을 자주 여닫는 일반 냉장고의 특성 상 어쩔 수 없어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김치냉장고를 따로 사자니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좁은 집에 놓을 곳도 마땅치 않구요.

그래서! 이번 냉장고 구입의 핵심은, 김치칸이 딸린 냉장고를 사자!는 것이었습니다.
다나와에서 '냉장고 > 4도어/3도어' 카테고리에 들어가보면 아래와 같은 옵션이 있습니다.

항상 느끼는 건데, 다나와의 상품검색필터는 정말 놀랍다. 난다긴다하는 네이버나 다음이나 구글은 이렇게 해놓지 않는지 모르겠음.

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가격!

이 이상은 못 삽니다

이 검색으로 맨 위에 떠오른 놈은....

1. 삼성전자 T9000 RF85N9003G1 

무려 삼성입니다.
4도어인데, 위 문 두개는 냉장실, 아래 왼쪽은 냉동실, 아래 오른쪽이 변온실이라고... 김치, 육류, 냉동 등 원하는대로 설정해 사용할 수 있는 칸입니다. 용량도 856리터면... 거대하네요. 가격도 뭐, 요새 4도어 냉장고 치고는 괜찮은 것 같구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변온실을 김치칸으로 사용하면, 냉동실이 너무 작아요. 169리터면 지금 쓰고 있는 570리터짜리 냉장고 냉동실보다 더 작은 거니까... 지금도 냉동실이 꽉꽉 차 있으니까... 일단 이 냉장고는 패스.

 

2. 위니아딤채 프라우드 ERG809SJGS 

두 번째 눈에 띈 놈입니다. 위니아딤채라니 웬지 김치칸 성능도 괜찮을 거 같은 느낌입니다. 이건 왼쪽 전체가 냉동실이고 오른쪽 아래 야채칸 3개 중 한 칸만 김치칸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냉장 냉동을 다 넓게 사용할 수 있겠다 싶어 좋았습니다.

빨간선으로 표시한 부분이 김치칸

그래서, 이걸로 결정했습니다.(중간에 많은 번뇌가 있긴 했습니다만...) 

 

3. 그 외의 선택지들

이건 아예 김치냉장고로 분류가 되어 있었습니다만, 아래 칸을 냉동실로, 윗칸을 냉장실로, 중간 서랍을 김치냉장고로 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

통크게 냉장, 냉동, 변온(김치)칸이 그냥 냉장고 한 대씩 턱턱 배치된 상품도 있습니다. 이 역시 가격과 크기의 압박이 무지막지 합니다.

삼성에서 비스포크라는 제품을 내놓고 취향껏 조합할 수 있는 냉장고를 표방한다기에 열심히 찾아봤는데, 자유도가 그리 높진 않은 것 같아요. 위의 조합이 그나마 제가 원하는 조합에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인 듯 한데, 역시 냉동고가 작습니다. 변온실에 김치도 넣고 야채도 넣고 과일도 넣는 걸 감안하면 냉장실을 확 줄이고 냉동실을 키워도 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조합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2번 위니아딤채로 결정.
최저가 홈페이지를 찾아가 결제까지 마치고 해피콜을 받았습니다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희 집으로 냉장고가 들어오려면 사다리차에서 안방 베란다 쪽으로 넣고, 안방을 지나 마루로 와야 합니다. 죽으나 사나 안방 문을 통과해야 하는거죠. 그런데, 재보니 안방 문 폭이 78cm밖에 안되더군요. 배송기사님 왈, 냉장고 문짝을 떼내고 들어가 다시 조립한다쳐도 최소 80cm는 되어야 겨우 통과할 수 있답니다. 즉, 우리 집 부엌에 저 냉장고가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거죠. ㅜㅜ

냉장고 사이즈들을 살펴보니 김치칸이 딸린 일반냉장고는 거의 다 800리터가 넘는 것 같던데, 그럼 저희 집에서 그런 냉장고를 쓸 방법은 없다는 슬픈 결론이.......................... 

 

그래서 결국엔 위에서 검색했던 모오든 내용을 다 뒤로하고, 그냥 슬림한 일반냉장고와 작은 김치냉장고를 따로따로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김치냉장고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좀 거시기합니다만, 할 수 없죠 뭐. 미관을 좀 해치더라도 싱크대 앞에 놓는 수밖에.

일반 냉장고는 캐리어에서 나온 566리터짜리로 선택했습니다. 슬림해서 방문통과도 가능하고, 나름 4도어입니다. 양문형 냉장고는 같은 용량이라도 폭이 좁아서 큰 냄비 하나 넣으면 그 칸은 그냥 버리는 칸이 되곤 했었는데, 가로로 넓게 쓸 수 있으니 수납효율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캐리어라는 회사가 과연 냉장고를 잘 만들까, 싶기도 합니다만, 상품평도 나쁘지 않고, 에어컨으로 유명한 회사이니 냉장고도 잘 만들거라 생각해봅니다. ^^;;

김치냉장고는 전통과 역사의 위니아딤채루다가. 작고 싼 걸 고르긴 했는데, 한 15만원 정도를 보태면 더 슬림한 게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건 스탠드형이고, 제가 고른 건 뚜껑형이에요. 검색해 보니 뚜껑형이 온도변화가 작아서 김치가 더 맛있다더군요. 가격도 싸고요. 그리고 더 슬림해봤자 한 3cm 차이인데... 그냥 뚜껑형으로 결정.

그리고 에너지효율이 1등급이라고 '으뜸효율환급대상'이랍니다. 10%를 환급해 준대요. 그럼 대략 42만원에 살 수 있다는 얘기. 위 캐리어 냉장고랑 합치면 대략 120만원 정도? 애시당초 생각했던 김치칸 딸린 800리터 냉장고랑 가격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와봐야 알겠지만, 잘 산 것 같아요. 라고 생각하렵니다. 헤헤-

배송 오면 설치해 놓고 사용기 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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