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여행기를 함 써볼까 하는 욕심도 없지 않았지만, 그러다간 2월 한 달을 고스란히 여행기에 바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잘 나온 사진 몇 개로 이야기를 대신하기로. 어줍잖은 글 몇 줄보다 훨씬 호소력있는.. --;; 기나긴 비행의 끝. 드뎌 호주의 대륙이 비행기 차창 밖으로 보인다. 얏호~ 시드니에 있는 동안 묵었던 삼촌네 집. 호주 한인타운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시면서 꽤 많은 돈을 버신듯. 집 뒤편에는 작으나마 수영장도 갖춘 럭셔리한 집이다. 나도 호주가서 사업이나 시작해볼까봐. 고모와 고모부가 도착하시기 전날, 먼저 시내로 나가 사진 몇 장. 이 날은 시원했던 Darling Harbor가 기억에 남아 있으나, 사진은 잘 나온게 없어 Queen Victoria Building 사진만 올림. 영국의..
무뎌지는 것은 편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아니, 세상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주변의 소소한 일들 모두가 하나같이 내게 상처가 되고, 또 무한한 기쁨이 되던 그 때엔 도무지 그런 예민함이 너무나 아프고 싫었는데, 그래서, 대체 몇 살쯤 되면 무던해 질 수 있을까 늘 기다렸는데, 난 이미 그렇게 되버린 것 같다. 내가 무뎌졌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말이다. 그냥, 문득, 그렇게 되버렸구나, 스치듯 지나가는 생각의 뒤꽁무니를 겨우 잡아내서야 내가 이렇게 되버렸다는 것을 깨달을만큼 말이다. 불면의 밤을 보내고, 위염을 앓고, 눈물을 감추는 곤욕을 치루지 않아도 되는 이러한 시간이 더없이 편하지만, 문제는, 도무지 난 살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는 거다. 그 칼날같았던 예민함이 너무 그립다. 그 ..
마지막날(2003.07.27.일) 음... 사실 뭐라 끝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 날의 일기를 적고 끝내면 되겠지만... 음... 이날은... 한달 동안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제게 상을 주고 싶어서 바다가 보이는 모텔을 잡고 닭고기에 샐러드에 맥주에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들어와 먹다지쳐 잠들었기 때문입니다. -.-;; 뭔가 비장하고 의미심장한 마무리를 바라셨던 수많은(!) 애독자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리기 싫어서 억지로 뭐라도 지어서 마무리를 하려 했으나 이미 끝난지 한달 반이나 다 되가는 여행의 느낌과 생각을 글로 되살려 뻥을 친다는게 쉽지만은 않더군요. 뭐 그래도 마지막날은 통일전망대가서 모 했나 궁금해 하실 분들이 혹시 계실지도 모르니 간단히 적어보면, 아침에 라면끓여먹고 - ..
스물여덟째날(2003.07.24.목) (이 날은 원래 속초로 내려와 점심먹고 기종, 수미누나와 헤어질 예정이었으나, 속초에서 술한잔 하면서 서로 기분이 업되는 걸 주체하지 못하야 또다시 여관잡고 하루 더 놀았음. ^^) [구름 때문에 일출이 조금 가렸다] [길떠나는 가족] [물놀이 - 천불동 계곡] [기종과 산] [누구 다리게?] [누나 불안해 하지 마세요] [속초 대포항 횟집에서 - 눈웃음 치는 것들] [모델 노수미 - 속초 해수욕장] [모델 이기종 - 속초 해수욕장] [물놀이 - 역시 속초 해수욕장]
스물일곱째날(2003.07.23.수) (이날은 며칠 후에 정리한 일기를 편집하여 올립니다) 어제, 기종이와 수미누나가 왔다. 막차를 타고 밤 10시쯤 도착한 그들은, 장을 두보따리나 봐가지고 왔다. 오늘, 내일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어차피 설악산행은 불가능할 것 같아서 먹을거나 많이 사오라고 메세지를 날렸더니 수미누나 그렇게 왕창 사왔다. 덕분에 어제밤엔 삼겹살과 소주, 맥주로 포식을 하고 오늘 아침엔 버섯 쇠고기 전골로 포식을 했으며, 남은 밥과 참치로는 주먹밥까지 만들어 등산길에서 먹었으니 정말 잘 먹었다. ^^;; [전쟁과도 같았던 아점식사의 잔해들] 계속 비가 온다던 일기예보와는 달리 간간이 해도 비칠 정도로 날씨가 개여가고 있었다. 부랴부랴 준비해 1시반경부터 오색약수를 출발해 저녁 6시..
스물여섯째날(2003.07.22.화) (21일, 22일에는 별로 옮겨 놓을만한게 없어요. -.-;; 22일에는 일찍 방을 잡고 뒹굴면서 빗소리를 들으며, 한 친구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일기를 썼는데, 이 중 일부만 남겨 놓고 넘어갑니다. ^^;;) 내일 설악산을 넘어 동해로 가려고 오색약수 동네에 들어왔는데, 모레까지 비가 계속 온다는구나. 방을 잡고, 밤에 오기로 한 기종과 수미누나를 기다리려고 누웠는데, 밖에는 비가 지겹게도 온다. 내일, 모레 일정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심난하기도 한데, 비오는 소리, 계곡에 빗물 넘쳐나는 소리가 또 그리 듣기 싫지 않게 시원하다. 포근한 이불 속에 들어가 비오는 소리 듣고 있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구나. 이렇게 아무 일 없이 대낮에 엎드려 빗소리 듣는 것도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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