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째날(2003.07.01.화) 무주에서 영동까지 26km.... 이제 다리근육은 단련이 됐는지 초반처럼 아프지 않다. 근데 아침에 떠날 때 우려했던 오른쪽 발가락 물집 상처가 더 심해졌다. 약국에 갔더니 내일 병원 가보란다. 마이싱 하나도 병원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잠시 짜증이 났다. 아니지, 우리 나라 사람들의 약 내성이 심해진게 지나친 항생제의 오남용 때문이라지. 국민 건강을 위한 의약분업에 기꺼이 참여해야쥐. 그럼. ^^;; 압치재를 넘어 충북으로 접어들었다. 포도밭이 많다. 자두밭고 꽤 있고(익은 자두가 너무 탐나 하나 따먹기도 했다. 자두밭 주인 아저쒸, 애교로 용서해주실거죠? 미안해용~)... [충북 영동의 포도밭] - 신기한 것. 출발할 때 여기저기 아파서 막 고민하다가도..
일곱째날(2003.06.30.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이 날의 일기 역시 없다. 일기 안쓰고 머 했을까? ...... 생각해 보니 무주의 여관이 성인방송을 틀어주는 몇 안되는 여관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혹시.... 밤새도록 눈이 벌개서....? ㅋㅋ 쩝. 암튼 이 날은 사진도 별게 없고... 오로지 남아 있는 짧막한 메모만 옮겨 놓고 패쓰~) 8시 10분 기상. 왼쪽 발목이 너무 아파 어떡할까 한참을 꿈지럭거리다 10시반경 출발. 히치로 어제 종착지였던 안천면까지 되돌아 오다. 맘씨좋은 아저씨를 만나 오이 2개를 얻음. 무주까지 22km. 아픈 다리 끌고 오다 오이하나 꺼내먹으니 다리가 거짓말처럼 낫다. 너무 고마워하며 생각하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나'라고 부를 수 있는 오롯한 '나'..
여섯째날(2003.06.29.일) 어제 좀 많이 걸어서 그랬는지, 어제밤 민박집에서 새벽까지 떠들어 대던 사람들 덕분에 잠을 설쳐서 그랬는지, 오늘은 걷기가 참 힘들었다. 여기가 아팠다가 괜찮아지면 저기가 또 아프고... 내일쯤 하루 쉬었으면 좋겠지만, 모레(내일 오후)부터 비가 온다니, 내일 오전에 열심히 걸어서 무주읍에 꼭 들어가야 한다. -. 용담호 건너서 화장실 신세지러 어떤 식당에 들어 갔는데, 부탁한 물은 물론 콜라 한 병에 자두 3알까지 얻어 먹고 나왔다. 무지덥고 힘든 하루였는데, 콜라 한 병 마시고 나니 한참을 또 씩씩하게 걸을 수 있었다. 콜라엔 마약이 들어 있다더니... 그 아줌마의 콜라엔 제국의 썩은 물이 아니라 힘나게 하는 묘약이 들어 있었던듯. ^^;; [용담호 월평대교 위에서 ..
다섯째날(2003.06.28.토) 임실에서 진안까지 34km 표지판 보고 중간에서 그만 걸어야지 하고 출발했는데, 어찌 하다보니 진안에 와있다. 물론 34km를 액면 그대로 걸은 건 아니고 중간에 가로지르는 길이 있어 5km 정도를 절약하긴 했다. 그렇지만, 임실에서 우체국 왔다갔다 하고 이 민박촌까지 걸어들어온 걸 합하면 32km 정도는 걸은 것 같다. 장하다. 덕분에, 무슨 짓을 해도 다리가 잘 안풀린다. 다음주 토요일까지 문경에 가서 ** 일당을 맞으려면 내일도 부지런히 걸어야 하는데 걱정이다. 오늘 민박집에서 돈을 약간 절약했으니 내일은 아침에 몸보신 차원에서 맛난 것좀 사먹어야 겠다. 오늘부터는 길가다 마주치는 사람(아저씨, 아줌마들)에게 그냥 인사를 시작했다. 어제까지는 맞은 편에서 걸어오면서..
넷째날(2003.06.27.금) 아침에 비오는 소리를 핑계삼아 11시까지 자다. 어제 저녁만해도 다리가 너무 아파서 비핑계 삼아 하루 쉬려고 그랬는데, 오늘 일어나 보니 다리가 또 멀쩡했다. 강진까지 히치로 가서 짜장면으로 점심. 우산쓰다가, 비옷입다가 벗다가, 우산 다시 쓰다가 벗다가... 갖은 오도방정을 떨며 모래지를 넘다. 적당히 비가오니 외려 더 상쾌하다. 아, 임실 여관에 내일 서울로 올려보낼 짐을 좀 내려놓고 걸었더니 훨씬 더 가볍고 좋아서 그랬는지도. 암튼 오늘은 약간 더 상쾌한 기분으로 19km 정도를 걸었다. '좋은 생각하고 있냐'는 **누나의 메세지. '나쁜 생각은 안한다'는 나의 회신. 너무 생각없이 걷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30일동안 걷고 난는게 다리근육과 성취감뿐이라면... 것도..
셋째날(2003.06.26.목) 어제는 못다 걸었던 담양까지의 5km 구간을 되돌아가서 순창까지 약 24km를 걸었다. 준비할 때, 6시간 정도 일반 성인이 힘들이지 않고 걸으면 24km 정도 걷는다는 얘기를 듣고 좀 방심했던 것 같다. 어제 24km, 장난이 아니었다. 발에는 물집이 잡히고, 잠깐만 다리를 쉬어도 금방 다리근육에 알이 배겨 다시 걷기가 엄청 힘들다. 오늘은 대강 19km(순창-강진)을 걸었을 뿐인데 어제의 여파로 걷기가 너무 어려웠다. 어제 밤에 여관에서 족욕*을 하고, 물집에 실을 꽂아놓고, 맨소래담을 바르고 수선을 떨었어도 결국 오늘 별 소용이 없었다. 다리가 왕 아팠다. (*족욕 : 일종의 간편 사우나로 뜨거운 물과 찬물을 각각 받아놓고 뜨거운 물에 3분, 찬물에 1분 정도 발을 ..
둘째날(2003.06.25.수) 9:30 기상. 된장찌개 식사 후 12:00 어제 그 지점(담양 5km 남겨놓은 곳) 도착. 버스와 히치를 섞어서 당도. 1:07 담양읍 입성 1:30 대나무 박물관서 휴식 2시 출발. 24번 국도. 순창으로. [처음으로 도경계를 넘다] [담양-순창간 구 24번 국도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터널 길] 24번 국도는 새로 4차선 도로가 뚫리는 바람에 학동마을을 거쳐서 가는 이 옛길은 차도 별로 없고 한적하니 더욱 걸을 맛 나는 길이 되었다. 잠시 자리 깔고 길가에 앉아 책이라도 보다 가심이. 7시 순창 입성 - 순창읍에 들어오기 전 고추장 마을은 잠시 둘러본 결과, 그냥 고추장 파는 집이 많은 동네였다. -.-;; 무언가 좀 더 알리고 개발할 것이 많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첫째날(2003.06.24.화) 도보여행 첫날. 12시 55분 광주행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망월동에서 시작.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XX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7월1일부터 출근하란다. 여행때문에 안된다고 했다. 황당해한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수가 있냐는 반응이다. 일찍 좀 연락 줄 것이지, 하필 여행 출발하는 버스 안에 있을 때 전화를 줄게 뭐람. -.-;; 그래, 나 미쳤다 미쳤어. 원래 전화오면 그렇게 말하려고 했었는데, 왜이리 맘이 불안한지 모르겠다. '그래, 시원하게 잘 선택한거야. 니 인생 기껏해야 40년 남짓 남았다구. 훨씬 더 짧을 수도 있고. 작은 것에 연연해하지 말자구. 넌 훨씬 좋고 올바른 일에 쓰여지게 되어 있는 사람이다. 크게보면, 대견해할만한 대장정을 떠난거라구. 대장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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