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왜 써야하는지에 대해 공감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너무 쓰기 싫었던 분석서를 하나 완성했다. 어떤 날은 하루에 다섯시간이나 매달리기도 했던 엠에센 메신저도 로그오프 해놓은 상태로, 굴러가지 않는 머리를 굴리느라 무진 힘들었다. 아니, 머리를 굴렸다기 보다는, 그다지 중요치 않아 보이는 말들로 빈 공간을 채워넣느라 헐떡거렸던 것에 더 가까웠지만. 살면서 자기 좋은 일만 할 수 없는게 인생이라면, 이렇게 싫은 일도 척척 해낼 수 있어야 서른세살씩이나 먹은 아저씨 밥값을 하는 것이 아니냐, 는 생각도 들긴 한다만. ...... 32년간에 걸쳐 면면이 형성되어온 나의 자아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실제로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인지, '이건 아니야'라는 나의 생각이 작은 어려움을 확대 강화시키고 있는 ..
오늘 아침, 미국 비자 인터뷰가 있었다. 직장도 꽤 자주 옮기고, 중간에 어설프게 학교도 1년 다니고, 그렇다고 통장에 거액의 잔고가 있지도 않은 나는, 미국비자가 reject 당할 수도 있다는 여행사의 우려에 지난 일주일간 정말 최선을 다해 서류 준비를 했었다. 지방세 과세 증명서에 작년치 재산세를 안냈다는 표시를 지우려고 4번이나 종로구청을 왔다갔다하고, 1년간의 학교 생활을 증명하기 위해 후배를 시켜 성적증명서까지 떼어오게 하고, 몇개월 되지도 않는 엠파스의 경력과 원천징수를 증명하기 위해 예전 인사과 직원을 괴롭히고, 혹시나 우리의 비자관 직원님께서 혼란스러우실까봐 되두않는 영작 실력으로 자기소개 요약판을 만들어가고, 난 정말, 미국에서 불법체류자가 되지 않을거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
밥을 먹은 다음 박하사탕을 먹으면, 입안이 화~해진다.박하사탕을 먹은 날은 그래서, 양치질을 안하게 된다. 입안이 화~하니깐, 안해도 내 입안에 음식물 찌꺼기들이 얼마나 내 이빨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지, 답답한지 어쩐지가 느껴지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내 입안의 음식물찌꺼기는 오히려 박하사탕을 안먹었을 때 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냥 느낌이 화할뿐이지. 난 요새, 내가 이런 느낌을 좇고 있는 건지, 실제 내용물을 좇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행복하다"라는 느낌을 좇고 있는 건지, 행복한 사람의 실제 요건을 좇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거다.덧붙여,그 느낌과 요건의 관계, 그리고 그 궁극에 도달하기 위해 무언가 희생해야 한다면 그건 또 얼마만큼이 적당한 수준이며, 얼마만큼 해야 수단과 목적..
그 학교, 그 전공을 하고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냐는 말을 듣고, 기분이 안좋아지는 것은, 아직도 내가 학력이 주는 기득권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있다는 증거다. 아니, 미련을 못버린 정도가 아니라, 아직도 심하게 찌들어 있다는 증거다. "다른 기회가 없었어요."라고 대답했다. ...... 다른 기회가 없었다니, 말이 되니? 응? 대체 넌, 여태 너의 인생에, 그저, 다른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거니? 무엇보다, 정말, 그런 한심한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에 대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난다. 아침부터, "누군가 나에게 불을 지른 느낌"이다. 험난한 날들의 연속- 허리펴고, 정신차리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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