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신문사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는 먼저 "왜"라는 외침이 먼저 솟구쳤다. 마치 탁재훈이 라는 프로그램에서 정답을 맞추지도 못했으면서 "왜"를 외치는 꼴불견과 같았다. 최종 발표가 있기 직전, 긴장감과 기대감, 두려움과 떨림이 교차하면서 팽팽한 응어리를 만들어냈다. 농익은 응어리가 화사한 꽃으로 피어나길 간절하게 바랐지만, 발표된 명단 속엔 내가 없었다. 순간 환영은 사라지고, 응어리는 터져버려 그 자리에 검붉은 핏자욱만이 낭자했다. 설마가 젠장으로 바뀌는 마음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실감각은 사라지고 눈앞에는 거대한 장벽만이 끝없이 솓구쳐 오를 뿐이었다. 절망이란 것은 그런 것이었다.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란 것은 참으로 냉혹하여 아무리 리프레시 버튼을 눌러도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낙방이었..
11월부터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뉴욕에서 살다 태국에서 강사를 하다 한국으로 온 흑인 남자가 울 강사다.처음에는,뉴요커였다는 말에 살짝 부러워주시고,생긴것도 살짝 덴젤워싱턴을 닮아 이지적인 냄새를 풍겨주시니,뭐, 영어강사로서 나으 신뢰를 받기에 무리가 없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이 사람이,수업하다가 철자를 자꾸 틀린다.맨처음에는 bachelor를 못쓰고 버벅대더니,vigil이라는 단어는 말할줄만 알고 아예 철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단다.급기야 어제는, shiny를 shiney라고 칠판에 써놓는 것이 아닌가. --* 처음에는,뭐, 우리말도 가끔 철자 틀리고 헷갈리고 하니까...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거의 하루에 한 번씩 이렇게 철자 틀리는 걸 보고있자니 슬슬 걱정이 된다. 어디서..
새로운 영법을 배울 때 항상 느끼는 어려움은, 도무지 다음 동작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 앞으로 나가기 시작하면 락스탄 물이 귀로 코로 들이쳐 콧물이 줄줄 흐르고 숨이 막혀와도, 어떻게든 고개를 쳐들고 발버둥을 치며 그저 앞으로 나아가야지,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잠시 허우적 대기를 멈춰 선 다음, 강사가 보여주었던 능수능란한 동작을 머리 속에 떠올린 후에 물에 몸을 띄워봐도, 별반 달라지는 것은 없다. 오히려, 속도 그 자체가 그 막막함을 해결해 주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치면 물을 먹든 같은 반 회원들의 웃음거리가 되든, 몸이 물을 타고 앞으로 가게 된다. 반복하여 그런 우스꽝스런 동작을 반복하다 ..
한 달 전쯤에 무려 7만원여의 거금을 들여 자전거를 한 대 샀다. 그런데, 산 첫날, 바로 잃어버렸다. --* 전철역 옆의 자전거 보관소에 자물쇠까지 채워 묶어놓고 약속이 있어 종로에 갔다 왔는데, 그 새 누군가 체인을 끊고 가져간 모양이다. 너무나 황당해하고 있는 중에, 내 자전거를 묶어 놓았던 곳 근처에 다른 자전거가 체인에 묶여있지도 않은채로 '놓여져' 있는 걸 봤다. 난 그걸 보고, '아, 새 자전거가 탐난 어느 넘이 자신의 자전거를 놓아두고 내 껄 훔쳐갔구나'라고 해석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타고 내 방으로 가져왔다. 또 누가 훔쳐갈까봐 내 비좁은 방 안에 자전거를 들여놓기까지 했다. --;; 담날 아침에 일어나 현관과 화장실 입구 사이에 비스듬히 걸쳐져 있는 자전거를 보며, 참으로 어처구니 없..
그저께에는, 군대에 있는 후배를 면회하러 원주에 다녀왔다. 그냥, 면회였지만, 얼마전 여자친구로부터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받은 이 친구의 심정이 어떤가 궁금하기도 하고, 되지도 않는 위로나 한 번 해봐야겠다해서 작정해 떠난 길이기도 했다. 나누었던 여러 말들 중 한 마디. 나: "왜 그렇게 연애에 목숨을 거냐?" 군인후배: "그러지 않으려면 뭐하러 연애를 하죠?"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그렇지. 연애라함은, 사람 사이의 사랑이라 함은, 그것을 위해서라면 이전의 내 존재쯤이야 아깝지 않게 내던질 수 있는, 아니, 그것이 오히려 큰 기쁨이 되는, 과정이자 결과라던데, 난 그저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가볍고 쉽게 남의 연애담이나 캐보자는 심산이 아니었는가 말이다. 다음 날에는 '..
어제까지 3일간의 예비군훈련을 다녀와서, 예비군 훈련이 날 짜증나게 하는 몇 가지 것들에 대한 고발. 왜 훈련받으러 온 애들은 현역병들에게 반말하는거야? 언제봤다구. 왜 또 훈련시간에 그 좁아터진 자리에서 담배들은 피우는거야? 아니, 걔들은 사무실 지 자리에서도 담배피우나? 말은 또 어찌나 안 쳐듣는지, 교육받기 싫으면 잠이나들 퍼 주무실 일이지, 어찌나 뒤에 앉아서 쌍소리들은 해대시는지, 나이많은 교관이 앞에서 열변을 토하거나 말거나 이건 아주 민망해서 못봐줄 정도더라. 그 뿐 아니다. 조교들의 말들을 듣고 있노라면 정말... "선배님들, 오와 열 맞춰 서십니다~" "선배님들, 교육시간에는 담배 피우지 않으십니다~" "선배님들~ 선배님들~~~" 대체 뭐냐고요. 내가 언제부터 생면부지 까까머리 총각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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